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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편

[#062] 포기하겠다 - 일반 Ver.

나프탈렌캔디 2017. 12. 14. 07:05





“경기도를 포기하겠다.”라는 말이 뜬금없이 화제다. 당사자의 해명을 보면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표현이었던 것 같은데, 도지사가 공개적으로 쓰는 글에 사용하기엔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도 아니고, 굳이 그런 표현을 써가면서까지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경기도를 포기하고 광역서울도를 만들든 초강대도시를 만들든 알아서 하시기를 바란다. 다만 포기할 생각이면 자꾸 질척거리지 말고 빠른 시간 내에 포기해주면 좋겠다. 그게 경기도민 모두를 위한 길이니까. 나는 이런 논란보다 포기에 대해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니 포기는 ‘던질 포(抛)’자와 ‘버릴 기(棄)’자를 합쳐서 만든 단어이다. 어떤 일을 마무리하지 않고 중간에 그만둘 때 우리는 포기라는 말을 쓴다. 한자에 담긴 뜻처럼, 포기할 때의 심정은 그것을 던져서 버리고 싶을 정도로 복잡하다. 계속하기엔 너무 화가 나거나 슬퍼서 그만둘 수밖에 없는 심정 말이다.  


그 심정이 어떻든 간에, 포기하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온다. 우리 사회는 포기하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단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사람에게, 그런 부정적인 시선들은 비수가 되어 가슴에 날아든다.


하지만 살다 보면 자잘한 것들은 포기하고 그냥 넘어가야 할 때가 많다. 세세한 것 하나까지 챙겨가면서 전체적으로 완벽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늘 그럴 수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작은 것들에 집착하다가 큰 것을 놓치고 만다. 될 건 살리고 안될 건 빨리 버리는 게 현명하다. 


세상 모든 일들을 전부 포기하지 않는다면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은 한계가 있고, 관심이 가고 잘하는 분야가 모두 다른데 어떻게 다 해내면서 살겠는가? 그렇게 무리해서 살다가는 스트레스 때문에 제 명에 죽기는 힘들 것이다. 차라리 일부는 포기하는 게 편하다.  


예전에는 나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자신감이 넘쳐서 그랬는지, 자만심에 취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몸으로 실컷 고생을 해보고 나니,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하룻강아지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분 대가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실망이었다. 되지도 않는 걸 붙들고 며칠 밤을 새운다고 해결이 되는 건 아니었다. 차라리 빨리 포기하고 도움을 청했으면 좋았을 일들이 너무 많다. 지금은 애초부터 각이 나오지 않는 공은 건드리지도 말자는 주의지만 말이다.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그 방면에서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모든 방면에서 빛나는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때로는 포기하겠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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