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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여러분들은 새해 첫날 좋은 꿈들은 꾸셨는지?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리면서 2017년을 마무리했다면 늦잠을 잤을 수도 있겠다. 올해는 황금 개띠의 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벌써부터 귀여운 강아지 이미지가 곳곳에서 보인다. 아마도 개를 볼 일이 참 많은 해가 될 것 같다.
새해가 되니 내가 겪었던 새로운 시작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새 학기, 낯선 교실, 불편한 책상과 의자, 모르는 얼굴들 사이에 앉아 있던 나의 모습이. 필사적으로 주위를 살펴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몇이나 되는지 찾아본다. 익숙한 얼굴들이 많으면 안심하고, 생각보다 적으면 실망감에 다시 어색함에 빠진다.
숫기가 별로 없어 옆에 앉은 친구와 데면데면하게 인사를 나누고 책가방의 교과서와 필기도구를 꺼내서 정리하던 모습. 어쩌다 활달한 친구가 옆에 앉으면 그제서야 못 이기는 척 말을 섞어본다. 작년에 몇 반이었고 누구누구와 친하다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이어가며 그렇게 긴장감이 흐르던 나의 새 학기는 지나갔다.
직장에 첫 출근했을 때는 또 어떤가? 자주 입지 않아서 불편한 정장 차림에 일찍 도착해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있을 때의 그 어색함. 하나둘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경직된 얼굴로 건네던 인사와 억지웃음, 거기에 덩달아 어색해하던 직원들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숨 막히는 적막.
결국 모두가 출근하고 회의실에 모여 앉는다. 나를 앞으로 부르는 상사와 나에게 집중되는 모두의 부담스러운 시선.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창피함을 무릅쓴 씩씩한 자기소개와 맥 빠지는 박수소리. 입으로는 잘 부탁한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그냥 혼자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그 순간도 결국 지나갔다.
나의 시작의 순간들은 설렘도 있었지만 긴장감과 어색함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게 만들던 팽팽한 긴장감과 소름 끼치도록 어색하고 불편했던 순간들을 어떻게든 넘고 넘어서 여기까지 왔다. 좀처럼 익숙해지기 힘들던 그 순간들이 모여서 오늘의 내가 만들어졌으니 고맙게 생각해야 할지 어떨지.
인생은 미지수로 가득한 방정식처럼 복잡하고 난해하다. 게다가 딱 떨어지는 답도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슨 일이든 시작과 끝이 있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낼지는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달려있다. 고차원 방정식을 풀기 시작하고 끝으로 답을 내는 것까지 모두 스스로 해야만 한다.
우리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별 차이가 없듯이, 12월 31일과 1월 1일도 사실 별 차이는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각종 기념행사를 한다. 어쩌면 아무런 의미 없어 보이는 이 하루의 차이를 굳이 기념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새롭게 나아가는 힘을 얻기 위함이 아닐까?
2018년 첫 출근을 앞둔 나의 마음은 마치 달릴 준비를 하는 육상 선수와 같다.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웅크린 채로 출발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다. 탕 하는 총소리가 울리면 맹렬한 기세로 달리기 시작한다. 골인 지점이 있는 2018년 12월 31일을 향해. Ready, Se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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