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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편

[#084] Passion. Disconnected. - 일반 Ver.

나프탈렌캔디 2018. 1. 17. 17:39






열정이란 말은 참 멋지다. 뭔가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그 어떤 위험도 무릅쓰게 만드는 무모함과, 고난과 역경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강인함을 가지게 만든다. 당신은 살면서 그렇게 불타올라 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없다고 해도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기회는 언제든지 오니까. 


몸의 언어로 무대 위를 가득 메우는 무용수의 몸짓과, 악기와 하나 되는 연주로 듣는 이의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음악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경기장을 질주하는 축구선수의 모습에서 우리는 열정을 느낀다. 이들의 열정은 그들 자신뿐 아니라 보는 우리마저도 뜨거워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긍정적인 느낌만 가득할 것 같은 열정이란 말이 언제부턴가 부정적인 말에 쓰이기 시작했다. 사회적 이슈에 자주 등장하는 ‘열정페이’가 그 좋은 예다. 열정페이는 열정으로 일하기 바라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저임금 또는 무보수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위에서 나온 말이다. 죽어라 일했더니 남은 건 고작 열정뿐이었다는 말처럼 들려서 서글프다.


기득권층은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로 노동과 근면을 부르짖었다. 그 말에 순순히 따르며 열심히 일한 자에게 보상은커녕 절망을 안겨주는 행위는 사회악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의 범죄 행위이다. 타인의 순수한 열정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열정페이는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 


그런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대회에서도 이 열정페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개회식과 폐회식의 출연진들에게 터무니없이 낮은 보수를 지급하면서 학생들을 동원했다는 문제가 지적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 비판이 거세지자 조직위원회 측에서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국가적 행사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국민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열정페이 외에도 다른 문제가 동계 올림픽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 최근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남북은 차관급 실무회담을 통해 세부 문제를 조율하고 있다. 여기서 남한과 북한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게 아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남북이 하나의 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을 생각하면 단일팀 구성은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단일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 기회를 잃게 된다면 이것은 고민해 볼 문제다. 국가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일인가?  


비인기 종목 선수의 서러움을 이겨내며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그들이 지난 4년 동안 쏟았을 노력을 상상해 보라.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선수들에게 단일팀 이야기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다.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선수들의 열정을 존중하는 결정이 나오기 바란다. 


평창 동계 올림픽의 공식 슬로건은 ‘Passion. Connected.’이다.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을 담은 슬로건처럼 모두의 열정이 꽃 피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라도  ‘Passion. Disconnected.’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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