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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편

[#089] 능력 - 일반 Ver.

나프탈렌캔디 2018. 1. 24. 17:11





학창시절, 다가올 21세기 사회는 학벌이나 혈연, 지연 보다 개인의 능력이 더 중요해질 거라는 말을 들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야만 새로운 시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순진한 학생들은 언젠가 상류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꿈꾸며 노력 또 노오력했다.

 

전 세계가 밀레니엄 버그와 지구 종말이라는 말로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맞이했던 새로운 세기도 어느덧 20년이 지났지만, 과연 학창시절에 들었던 말처럼 개인의 능력으로 성공하는 사회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금수저와 흙수저를 따지는 새로운 계급론이 생겨나지 않았는가? 부모를 잘 만나는 걸 능력이라고 해야 하나? 


지난 세기에 가졌던 낭만적인 기대와는 동떨어진 현실에 좌절하며 살지만, 그래도 개인의 능력이 깡그리 무시되는 절망적인 세상은 아니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해온 만큼 새롭고 개성이 넘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했다. ‘엄친아’나 ‘덕후’, ‘금손’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말이다. 이들이 바로 새로운 능력자다.


어설프게 공부하지 말고 기술을 배우라던 옛날 어른들의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한 분야를 깊게 공부하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 얻는 능력은, 지금의 절망적인 현실에서 희망의 빛을 발하는 무기가 아닐까? 장래희망으로 공무원을 좇는 것보다 성공한 덕후를 꿈꾸는 게 훨씬 낭만적이다. 


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마냥 꿈만을 좇으며 살기는 어려운 법이다. 최저 임금으로는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기도 힘든데 꿈은 무슨 얼어 죽을 꿈인가? 이번 생은 틀렸다며 좌절만 하기엔 살아갈 날이 너무 길다. 그래서 우리는 꿈꾼다.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능력을 갖게 되기를.


지극히 현실적인 능력을 얻는다면 뛰어난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택하겠다. 그러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가 될 수도 있고, 가장 지능이 높은 멘사 회원이 될 수도 있다. 또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예술가가 될지도 모르고, 세계를 무대로 하는 기업의 창업자가 될지도 모른다. 


아주 비현실적인 능력을 얻는다면 마블이나 DC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싶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아쿠아맨, 엑스맨, 앤트맨 등 수많은 영웅들의 능력 중에서 단 하나라도 가진다면 삶이 크게 달라지겠지. 사실 제일 탐나는 건 배트맨의 비현실적인 재력이지만(배트맨이 아이언맨보다 훨씬 부자다).


곧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에서도 이런 초능력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있다. <염력>은 제목 그대로 갑자기 염력을 가지게 된 평범한 가장의 이야기다. 소화하기 쉽지 않은 소재를 어떻게 영리하게 풀어냈을지 궁금하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거리가 있어서 굉장히 색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 


나만의 능력이 무엇일까 고민한 세월이 제법 길지만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그 능력을 언제 어떻게 찾을지도 막막하고 그게 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미지수이다. 확실한 건 앞에서 말했던 그런 능력들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뭐, 언젠가는 찾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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