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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법이 없어도 큰 불편을 느끼진 않는다.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서로 피해 주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크게 법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법 조항이 어떻고 판례가 어떻고 하는 것들은 법조계 종사자들이나 신경 쓸 문제이다.
우리는 선량한 사람을 가리켜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표현을 쓴다. 굳이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그는 사람의 도리를 다할 것이며 남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 아직은 많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굳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돈 없고, 힘없고, 백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 겁도 없이 법을 우습게 보다가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잘 안다. 그것이 아직까지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을 믿었다가는 법이 의외로 가까이 있다는 걸 몸소 실감하게 된다.
옛날 어르신들은 늘 이렇게 말했다. 남에게 죄를 짓고 살면 안 된다고. 그것은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는다는 뜻으로 한 말은 아니다. 그것은 죄를 지은 이는 신이 반드시 심판할 거라는 뜻에 더 가깝다. 사람의 죄를 심판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신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그런 신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한다. 너의 원수를 사랑하고 그의 죄를 용서해 주라고 한다. 이러한 신의 말씀에 담긴 고귀한 뜻을 한낱 인간에 불과한 우리가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 아니 이해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죄를 지은 자를 그냥 용서해 주라니.
이런 불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은 죄인에게 말한다. “너의 죄를 사하노라.” 그걸로 끝이다. 신에게 면죄부를 받은 죄인은 다시 태어나 새사람이 되었다. 그가 죄를 지었다는 사실은 이미 과거가 되었고 그는 이제 더 이상 죄인이 아니다. 새로 거듭난 그를 나의 형제이자 자매로 따뜻하게 맞이하자. 당신은 이걸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건 사람이 아니라 예수나 부처일 때나 가능한 일 아닌가? 나라면 쉽게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복수를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을 뿐이다. 그렇지만 당장 풀리지 않는 원통함은 어찌할 것인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고 마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용서라는 결론으로 끝낼 순 없다.
동영상에 나온 남자는 울먹이며 말했다. 신에게 자신의 교만함을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그러나 그걸 본 다른 이는 이렇게 말했다.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하라고. 이것은 동영상의 주인공인 그 남자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한 피해자의 말이다. 어쩌면 신은 그를 용서했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피해자는 아직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이 법을 어기고,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외면받는 현실에서 너무 쉽게 용서를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용서받지 못할 자에게 너무 쉽게 면죄부를 안겨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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