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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편

[#005] 매너(manner) - 일반 Ver.

나프탈렌캔디 2017. 9. 15. 07:27





어이, 부라더. 나가 살짝 헐 말이 있응게 잠깐 이리 와봐. 그려, 고짝 의자에 앉어. 긴장 풀고. 헐 말이 뭐시냐고? 나가 오늘 우리 부라더를 쭉 지켜보면서 봤는데 말이여. 우리가 아무리 주먹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넘들이 보고 혀를 끌끌 찰 짓은 허면 안 된다 그 말이여.

 

혹시 <킹스맨>이라고 본적이 있는가? 못 봤다고? 긍게 술만 쳐먹지 말고 영화 좀 보라고 했잖여. ? 나는 허벌나게 많지! 거 뭐시냐, 송강호 나오는 <택시기사>! 나는 그거 세 번이나 봤어. 엄니랑 처음 보고, 마누라랑 두 번째 보고, 마지막에 애인이랑 보고. 지겹지 않었냐고? 자느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볼 때마다 새롭고 좋았지.

 

염병, 자꾸 수업하는데 질문을 하니까 진도를 못 빼잖어! 팍 씨! 어허, 안 때린다니까. 우리 부라더, 웃어야지? 그려. 웃으니 좋잖아. <킹스맨>에서 말여. 주인공이 엄청 가오 잡으면서 허는 말이 있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영어로는 뭐라 허냐고? 나가 영어를 잘했으면 미국가서 조폭허지 뭐하러 여기 있냐? 안 그려? 극장 가면 자막이 대문짝만허게 나오는데 영어가 뭣이 중헌디. 우리 부라더는 4년제 나와서 똑똑헌 줄 알었는디 가끔 보면 영 황이여, .

 

아무튼 중요한 건 말이여. 아까도 말했듯이 비록 우리가 조폭이지만 꼬박꼬박 세금도 내고, 저축도 착착 허고, 가끔 좋은 일에 기부도 탁탁 하면서 사람구실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겨. 그치만 요는 이 매너를 안 지키면 도루묵이라 그 말이시. 왜냐고? 왜 냐고오? 여태 뭘 들은 겨? 우리 부라더는 형 이야기의 요지가 가슴에 팍팍 와 닿지 않는가? 이쑤시개 맹키로 폭폭 핵심을 꽂아 줘야지 이 사람아. , 언제까지 상 차리고 먹여 줘야 되는 겨. 깝깝스럽네, 참말로.

 

어이, 부라더. 자네 사람이 행동거지가 그러면 못 쓰는 겨. 아직 감이 안 오지? 그려. 인심 썼다. 이 형이 설명을 해 줘야겠구먼. 자네 담배 많이 피우지? 건강 생각해서 좀 줄이고 이제. 난 진즉에 끊었제. 의사가 죽는다 그래서. 암튼 아까 그 담배 어떻게 피웠는가? 건강 생각혀서 걸어 다니는 건 좋은디, 담배 피우면서 다니는 건 아니지. 무슨 소독차여, 아님 기관차여. 뭔 연기를 그렇게 뿜으면서 댕긴당가. 뒤에 걷는 사람들도 생각 해야지. 거 못쓰는 겨. 뱉는 담배 연기가 몸에 훨씬 안 좋다는 말 못 들었어? 그건 살인미수여 살인미수. 살인미수로 학교에 가면 어디 쪽팔려서 있을 수 있간디? 담배 피울 데가 마땅찮은 건 알지만 오늘 이후로 길빵은 좀 자제허는 게 좋겄어.

 

그리고 요건 내가 참 싫어하는 건디. 화장실에서 사람이 볼일을 봤으면 마무리를 잘 혀야지. 앉아서 싸란 소리가 아녀. 서서 싸도 좋고, 좀 튀어도 좋은디, 뒤처리를 하란 말이시. 물로 좀 씻어내든가, 정 귀찮으면 휴지로 닦든가. 나가 매번 급한 신호가 와서 들어가도 바로 앉지를 못 혀, 드러워서. , 큰 걸 싸고 변기 뚜껑 덮고 물 내리는 건 좋아. 근데 왜 뚜껑만 닫고 물 내리는 건 생략하는겨? 다음 사람이 뚜껑 올렸다가 눈이 아주 버려버린단 말이여. 나가 누누이 말했잖아. 뒤처리가 중요하다고. 마음에 안 드는 놈 봐버릴 때에도 뒤처리를 잘해야 꼬리가 안 잡힌다고. 얼마 전에 칠성파 애기들 줄줄이 은팔찌들 차고 들어가는 거 봤냐, 못 봤냐?

 

이제 좀 이해가 되시는가? 그려, 자네는 머리가 좋응께 잘 알아먹었을 거라 믿네. 뭣이 사람을 만든다고? 그려. 매너여 매너. 요런 자잘한 것부터 지킬 줄 알어야 장차 큰 일도 하는겨. 나는 이제 할 말 다 혔응게 같이 술이나 한 잔 빨러 가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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