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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윤정수와 김숙의 실제 결혼을 응원하던 <최고의 사랑>이 끝났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여유로운 제주도 생활을 담았던 <효리네 민박>도 부러움만 남긴 채 영업이 끝났다. 시간여행자가 되어 지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서태지 25주년 기념 콘서트도 끝났다. 아, 어째서 즐거운 일은 끝나는 걸까?
보노보노는 야옹이 형에게 묻는다. 어째서 즐거운 일은 끝나는 거냐고. 야옹이 형은 괴로운 일도 끝나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준다. 즐거운 일도 끝나듯이 괴로운 일도 끝난다. 모든 것은 결국 끝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만 하지 않아도 된다. 당연하고 단순한 말이지만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는 이런 단순한 진리를 늘 잊고 살아간다.
끝에는 망설임이 있다. 끝을 맞이하는 순간 우리는 평소에는 쉬웠던 안녕이라는 말이 어려워지고, 다 관두고 싶지만 막상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두려움이 없다고 큰소리 쳐도 막상 죽음이 닥치면 머뭇거리게 된다. 끝은 사람을 자꾸 망설이게 만든다.
끝에는 망설임이 있고 망설임의 끝엔 두려움이 있다. 이 행복이 끝나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혹시 행복 다음에 큰 불행이 따라오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끝을 나쁜 방향으로 이끈다. 사람은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고, 그 공포가 이성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이야기라는 것에 한정시켜 본다면 나는 너무 끝에 집착하며 산 지도 모르겠다. 내게 모든 이야기는 끝이 중요했다. 영화든 소설이든 한 없이 끝나기 기다려야 한다면, 아니 아예 끝 자체가 없다면 그것은 고문이다. 일단 끝이 난 다음에야 재미의 유무를 따지게 된다. 아직 끝나지 않았거나 끝날 기약이 없는 이야기는 아예 시작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보통은 남들처럼 끝을 망설이고 두려워한다. 어떤 일의 끝을 결정해야 할 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져 선택하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 흔들리는 마음을 감추고 단호하게 끝을 내는 시늉을 하지만 이미 속은 썩어 들어가고 있다. 갑각류처럼 허세의 껍질로 몸을 감싸 보지만 아직 여물지 않은 껍질은 속살을 보호하기엔 너무 무르다.
보노보노의 질문을 다시 떠올려 본다. 어째서 즐거운 일은 끝이 날까? 괴로움 따윈 없이 늘 즐겁기만 한 세상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그러나 끝이 있어야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무한한 즐거움은 결국 호기심과 행복을 지루함과 권태로 바꾸고 말 것이다. 좋아하던 것이 싫어지는 것만큼 슬픈 건 없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이 글도 끝이 있다. 글쓰기 실력이 좋지 않아 늘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지만 무한정 고치고 있을 순 없다. 그랬다간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끔찍한 일이 되어버리고 만다. 우선 하나를 끝내야 다른 하나를 시작할 수 있다. 끝을 내야 시작의 진짜 의미와 가치를 알 수 있다.
지금 여러분이 투자한 5분이라는 시간이 좋은 끝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짧은 시간에 부족한 글이지만, 늘 좋은 이야기를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도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 새로 시작한 10월도 즐거움이 가득하시길 바란다. 결국 끝이 또 찾아 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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