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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편

[#038] 너무한 도전 - 일반 Ver.

나프탈렌캔디 2017. 11. 9. 07:05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때론 실수를 하고, 현명한 사람도 어리석은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가끔 무모해지고 싶어지는 때가 찾아온다. 이런 순간에는 아마 머릿속으로 뭐 어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는 어리석고 무모한 실수를 하는 이들을 두고 비웃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인간미가 있다거나 혈기가 넘친다는 말로 웃고 넘길 수도 있다.


유독 남자들이 특히 충동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많이 하는 건, 몸에 흐르고 있는 남성 호르몬의 탓이 크다고도 한다. 그래서 해외 토픽이나 뉴스에 나오는 황당한 사건의 주인공이 남자가 월등히 많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실 남자인 내가 봐도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들이 많다.


나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걱정해야 할 나이인지라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조금은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과거 어렸을 때의 나를 생각해보면 참 쓸데 없이 무모했구나 싶은 일들이 제법 생각난다. 크게 의미도 이득도 없는,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무식한 일들의 퍼레이드다.


무모함이 충만했던 시절, 명절 때 아무것도 안하고 잠이나 푹 잤으면 했던 적이 있다. 당시 회사 일로 지쳤던 나는, 연휴 첫날 저녁에 잠들었다가 다음 날 낮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해가 중천에 떴지만 일단 만사가 귀찮아서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저녁 6시쯤에 두 번째 기상을 했다. 


잠에 취해 정신이 몽롱한 와중에도 누워서 나는 몇 시간이나 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래 누워 있어서 허리가 아팠지만, ‘뭐 어때?’ 하는 심정으로 다시 눈을 감았다. 신기하게도 또 잠의 늪에 빠져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잔 시간을 계산해 보니 총 28시간 정도였다. 소원대로 원 없이 잠을 자기는 했는데, 연휴의 절반을 자다가 끝났다고 생각하니 허탈했다.  


또 다른 사건은 술에 얽힌 일이다. 한때는 거의 매일 술로 하얗게 밤을 불태우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왜 그렇게 술자리가 좋던지. 그날도 새벽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헤어졌는데 집에 가려면 택시를 타야만 했다. 새벽 바람도 선선하고 술도 적당히 취해 기분이 참 좋았던 그때, 또 하지 말았어야 할 생각을 하고 말았다.


바로 집에까지 걸어가 볼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술을 마신 곳은 서울 오른쪽 끝에 있는 동네였고, 돌아가야 할 집은 서울 왼쪽 끝이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나는, 갑자기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에 차 올랐다. 그렇게 또 무모한 결정을 내리고 길도 모르는 주제에 무작정 표지판을 북극성 삼아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서울은 직접 다녀보면 생각보다 훨씬 더 크다. 지금 같으면 스마트폰 지도를 보고 바로 포기했겠지만, 혈중 알코올로 마비된 이성은 애석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꼬박 세 시간을 걸어 서울역 근처에 도착해서야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걸으니 술도 깨고 몸도 피곤해져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이다. <걸어서 서울 속으로>는 그렇게 끝이 났다.


여기까지 무모했던 지난 날의 추억담이었다. 좀 더 자극적인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무모하다 못해 너무한 도전을 할 때가 있겠지만,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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