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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중의 맨, 휴 잭맨’이란 광고 카피를 본 적이 있다. 휴 잭맨의 영화 <더 울버린>의 홍보 전단지에 있던 문구인데 누가 만들었는지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주연 배우의 이름과 영화 속의 캐릭터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매트릭스>의 전설적인 카피,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이후로 최고로 잘 만든 카피라고 생각한다.
극장에 가면 ‘맨’이 붙는 ‘히어로 영화’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아이언맨>이나 <배트맨> 같은 영화들은 개봉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객을 동원하고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인다. ‘마블’이나 ‘DC’가 뭔지도 몰랐던 사람들도 이제는 어느 캐릭터가 마블이고 어느 캐릭터가 DC인지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히어로 영화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그 누구도 히어로 영화가 지금처럼 성공을 거둘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어른들이 보기에 다소 유치한 내용과, 영상으로 표현하기 힘든 장면들 때문에 과거에는 제작이 쉽지 않은 장르였다. 하지만 마블은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비약적으로 발달한 CG 기술과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히어로 영화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마블이 생각한 큰 그림은, 처음엔 개별 캐릭터 위주의 영화로 시작해서 점점 배경 설정에 살을 붙이고, 캐릭터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하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MCU 덕분에 마블의 모든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어느 영화에 어떤 캐릭터가 나와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먼저 히어로 영화에 도전했던 것은 DC였지만 그것을 히트 상품으로 만들어 낸 것은 마블이다. DC는 2000년대 이전에 <슈퍼맨>과 <배트맨>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영화화했었지만 단순히 캐릭터 위주의 접근이었다. DC는 마블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마블에 뒤지지 않는 캐릭터들이 많았지만, 마블처럼 거대한 세계관 안에 모든 캐릭터를 녹여내지 못했다.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개별 캐릭터 영화뿐 아니라, 이들을 한데 모은 <어벤저스> 시리즈까지 성공시킨 마블에 위기감을 느낀 DC는, 뒤늦게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제작해서 ‘저스티스 리그’로 급하게 마블의 어벤저스를 상대하려 했지만 영화의 흥행 실패로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에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가 나쁘지 않은 평가와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마블의 초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 개봉할 <블랙 팬서>와 <어벤저스: 인피니트 워>의 예고편이 공개되자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점점 높아져만 간다. 과연 DC는 후에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로 마블을 이길 수 있을까?
마블의 캐릭터가 전반적으로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반면, DC의 캐릭터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 강하다. 나는 너무 바르고 정의롭기만 한 것보다, 조금 비뚤어지고 악랄한 면이 있는 것이 좋아서 DC 캐릭터에 애정이 더 가는 편이다. 특히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조커는 마블과 DC를 통틀어서 최고의 악당 캐릭터라 생각한다.
내 컴퓨터의 잠금 화면에는 특별한 이미지 하나가 뜨는데 그것은 연도별로 히어로 영화의 개봉 일정이 표시된 일정표다. 인생에 대한 계획은 잘 안 세우면서 영화 볼 계획은 이렇게 세우는 게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지만, 기다려지는 걸 어떻게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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