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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고 지고,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때가 되면 밤이 되고 어김없이 어둠이 찾아온다. 지금은 겨울이라 낮이 짧고 밤이 긴 탓에 6시만 되어도 온 세상이 깜깜해진다. 짙은 어둠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어둠에 묻혀서 깊은 잠을 자거나 불을 밝혀 어둠에 저항하거나.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에 밤과 어둠은 인류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어둠 속에서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눈도 없고, 밤만 되면 목숨을 노리고 달려드는 짐승들 때문에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어둠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근원적인 공포가 인간의 머릿속에 온갖 초자연적 존재들을 만들어냈다.
지금도 외진 시골 마을에 가면 극한의 어둠을 경험할 수 있다. 해가 지면 사방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다.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밝은 가로등이나 간판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드문드문 있는 가정집들도 일찍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작은 불빛 하나 없다. 유일하게 빛나는 건 하늘을 수놓은 별빛 정도이다.
공포의 대상인 어둠을 이기고자 인간은 온갖 종류의 불빛으로 세상을 밝히고 있다. 거리의 가로등, 자동차의 전조등, 건물 내의 형광등, 야외용 손전등 같은 문명의 도구는 밤을 더 이상 어두컴컴한 채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 전까지도 우리는 어두운 방 안에 누워 휴대폰 불빛을 쳐다보고 있다.
인류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어둠을 몰아내고 승리한 듯 보인다. 태양보다 밝게 거리를 비추는 불빛 아래에서 낮보다 더 활기찬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밤은 다른 어느 나라들 보다 밝아서 새벽까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 많다. 술집에는 낮 동안에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어둠이 하나 있다. 이것은 눈으로 보거나 만질 수 없고, 크기를 확인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일반적인 불빛으로는 이 어둠을 밝힐 수 없다. 아마 현재 인류가 가진 최신 기술로도 불가능할 것이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어둠은 바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어둠이다.
마음속의 어둠이 무서운 까닭은 사람을 너무나 쉽게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 한 켠에서 조그맣게 자리 잡고 있다가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이 오면 갑자기 커져서 마음뿐 아니라 몸 전체를 삼켜버린다. 흔히 마음의 병이라고 말하는 정신 질환들도 어쩌면 모두 마음속의 어둠이 만들어 낸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평소에 밝고 씩씩해 보이던 사람이 주변 사람들도 눈치채지 못한 마음의 병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화려하고 부럽게만 보이던 연예인들이 사실은 속이 곪다 못해 썩어 문드러진 환자였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일반인들은 훨씬 더 많은 수가 마음의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어제도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조금은 급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가 평소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알고 나니 마음이 무겁다. 문득문득 느껴지는 이 마음의 어둠을 우리는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단순히 의지가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라서 쉽게 답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의 어둠이 찾아올 때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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