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가을 야구가 한창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모든 야구팬들이 기대하는 이른바 ‘가을 야구’를 하는 시기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돌아오는 가을 야구는 평소에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나도 제법 큰 관심을 가지고 보게 만든다.
혼신을 담은 투구, 짜릿한 역전 홈런, 그림 같은 수비까지 매 경기마다 펼쳐지는 멋진 장면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는 이때가 뭔가 광고하기 딱 좋을 때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프로 스포츠의 세계가 원래 자본주의의 논리가 가장 강하게 지배하는 곳이니 이 좋은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야구는 9회 말을 제외하고 매회 초와 말이 끝나면 광고를 한다. 1회 초부터 9회 초까지 다 합치면 총 17번의 광고를 보게 본다. 또 투수가 바뀌거나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이 생기면 어김없이 광고가 나온다. 그것뿐인가? 경기장 화면으로 돌아가기 직전에는 다른 가상광고가 들어간다. 이렇게 야구 중계를 보면 최소 30회 이상의 광고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실제 야구 경기가 벌어지는 경기장에는 또 다른 광고가 가득하다. 우선 야구 중계를 보면 타석 뒤에 보이는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 지역 치킨 업체는 이 전광판 광고로 유명해져서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시청자의 주목도가 높은 곳이다. 또 경기장 벽이나 바닥에도 광고로 가득하다.
아직 끝이 아니다. 경기 중에서 카메라가 가장 주목하는 게 무엇일까? 바로 선수다. 경기의 주인공들은 선수들이니까. 야구 선수를 자세히 본 적이 있다면 잘 알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엄청나게 많은 광고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헬멧, 유니폼, 장갑, 보호대까지 광고를 붙일 수 있는 데는 다 붙어 있다고 봐도 된다.
좀 나쁘게 말하면 야구 한 경기는 광고로 범벅이 되어 있다.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아도 계속 노출되는 이 광고들은 우리의 무의식을 파고든다. 마치 세뇌하는 듯 반복되는 광고에 빠져 있다 보면, 야구를 본 건지 광고를 본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지나친 PPL이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처럼, 지나친 광고는 야구 자체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든다.
야구 구단을 운영하려면 매년 엄청난 비용이 든다. 대부분의 구단을 운영하는 건 대기업이지만 그들도 자선사업을 하는 게 아니니 무한정 돈을 쏟아 부을 순 없다. 또 방송사도 무료로 중계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니 그 비용을 어디선가 충당해야 한다. 결국 뭔가를 하려면 돈이 들고,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광고를 받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다.
사실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광고가 크게 눈에 거슬리진 않는다. 투수의 공이 미트 어디에 꽂히는지, 타자가 친 공이 관중석 어디로 향하는지, 내야에 떨어지는 공을 수비가 잡을 수 있을 지와 같은 것들을 숨죽이고 본다면 광고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단지 경기에 집중해서 화면을 보다 광고가 나오면 너무 맥이 빠진다고 할까?
하지만 광고주들은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거 광고하기 딱 좋은 날이네.”라고.
'생각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31] 실시간 검색어 - 일반 Ver. (0) | 2017.10.31 |
|---|---|
| [#030] 거 광고하기 딱 좋은 날이네 - 동영상 Ver. (0) | 2017.10.30 |
| [#029] 문화 충격 - 동영상 Ver. (0) | 2017.10.27 |
| [#029] 문화 충격 - 일반 Ver. (0) | 2017.10.27 |
| [#028] 스팸을 받기 위한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 - 동영상 Ver. (0) | 2017.10.26 |
- Total
- Today
- Yesterday